벽안의 교수가 본 한국축구의 매력
2006년 5월 29일
“한국축구의 매력은 박진감이 넘치고 재미와 흥미를 극대화한다는 점입니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발목부상 치료 김남일.
아드보카트호가 스코틀랜드에 입성한 28일 오전(한국시간) 글래스고 공항에는 붉은 옷을 입고 한국축구를 예찬하는 한 외국인이 눈길을 끌었다. 글래스고의 명문대인 스트라스클라이드대학 화학과 교수인 마이클 위치먼씨(64)가 그 주인공이었다.
같은 학과 연구원으로 반도체 관련 광학 코팅업체인 TF1의 프로젝트 매니저인 박미근씨(44)를 통해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그는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한국대표팀의 서포터스가 됐다. 박씨는 2002월드컵 직접 제주도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평가전에서 한국이 강력한 압박과 스피드를 앞세워 스코틀랜드와 감정이 좋지 않은 잉글랜드를 혼내 주는 것에 통쾌함을 느낀 위치먼씨가 본선에서도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연파하는, 눈부신 플레이를 펼치자 본격적으로 한국축구에 흠뻑 빠져 들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글래스고 한국 교민들은 시의회 앞 광장인 조지 스퀘어의 밀레니엄호텔 펍에 모여 TV 중계를 한국을 응원했는데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준결승행을 확정짓는 순간 현지인들도 한국축구에 매료된 사람들이 생겼다. 위치먼씨도 그 중 한 명.
스스로를 토튼햄 핫스퍼 서포터스라고 밝힌 위치먼씨는 “이영표와 박지성이 빅리그에서 뛰면서 스코틀랜드 사람들도 한국축구에 대한 견문을 넓혀가고 있다”면서도 이번 월드컵에 관해선 “한국뿐만 아니라 모든 팀들이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한국의 성적에 대해선 노르웨이와의 평가전을 보고 말하겠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2002년 당시 유럽의 언론은 한국축구를 극찬했다. 축구의 지나친 상업화, 시뮬레이션 액션 등 선수들의 눈속임에 눈살을 찌푸리던 유럽인들은 강인한 투지로 최선을 다하는 초창기 축구의 원형을 한국에서 발견했다며 열광했다. 서울시청 앞 광장과 광화문을 가득 메운 붉은 인파가 특별한 사고 없이 청소까지 하는 모습도 경이롭게 봤다고 한다.
한국축구는 4년 전에 비해 경험과 기술 면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4년 전의 순수한 열정과 투지, 축구를 통해 하나 되는 감동이 한국축구의 진정한 가치일지도 모른다. 위치먼씨의 말은 승부보다 더 중요한 사실을 일깨워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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