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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독일월드컵

[아메리카 메신저](12)독일행 새 관문, 유럽파와 국내파 경쟁

독일행 새 관문, 유럽파와 국내파 경쟁

2006년 2월 17일


  멕시코전을 끝으로 태극전사들의 실질적인 전지훈련이 끝나면서 축구팬은 물론 선수들의 시선은 이제 오는 3월 1일 앙골라와의 평가전을 통해 본격화될 유럽파와의 경쟁, 그리고 그 너머의 독일월드컵 본선을 향하고 있다. 이천수는 멕시코전 뒤 인터뷰에서 "해외파에 절대 밀리지 않겠다. 이제는 최종엔트리가 아니라 베스트11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주장했고 이동국은 멕시코 응원단이 많았던 사실을 상기하며 "이런 분위기가 본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2002년 최종엔트리 탈락 때의 실수를 두번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2006년 2월 12일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스포츠월드 김종수, 류재규, 최재원

 


  선수들에 대한 평가를 거의 완료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본선 엔트리 작성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목되는 것은 유럽파와 포지션이 겹치는 선수들이 앞으로 보여줄 움직임이다. 유럽파들은 검증된 기량에 풍부한 실전경험이라는 훈장을 가슴에 달고 있다.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면서 간접 평가를 받아온 이들은 대표팀의 전지 훈련 상황을 면밀히 체크하면서 앞으로 펼쳐질 경쟁 구도에서 승리하기 위한 비책을 마련했을 것이다.


  대표적인 멀티 플레이어인 박지성은 정경호와 박주영이 경쟁해온 왼쪽 날개나 백지훈과 김두현이 각축을 벌여온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 김남일-이호로 짜여진 '더블 수비형 미드필더 체제'의 한축을 위협할 것이다. 왼쪽 풀백 김동진은 이영표와 이을용이라는 거목과 경합해야 한다. 안정환은 전지훈련을 통해 확실한 이미지를 심은 이동국을 비롯해 조재진 정조국 등 원톱 멤버와 정경호 박주영 등 왼쪽 윙어들을 불안하게 만들 것이다. 차두리와 유럽파는 아니지만 송종국의 존재는 조원희, 장학영 등에게 부담을 준다.


  사력을 다해 전훈을 치른 선수들은 이들과 독일행 본고사를 치르는 것에 주눅이 들 수도 있다. 아드보카트호의 '히트작'으로 급부상한 이호가 멕시코전 뒤 "이제 하나의 과정을 끝냈을 뿐"이라고 밝힌 것은 향후 전개될 새로운 주전경쟁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드러낸다.


  새로운 경쟁은 말그대로 '자유 경쟁'이라는 틀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유럽파는 무섭게 성장한 신진 세력을 존중하면서 자신을 가다듬어야 하고 반대편에 선 선수들은 '계급장을 떼고' 맞붙겠다는 굳센 결의를 다져야 한다. '경쟁을 통한 전력 극대화'라는 명제는 아드보카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물론 본선 도약을 꿈꾸는 한국축구 전체의 지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