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 썸네일형 리스트형 직박구리야! 어디로 갔니? 2016년 6월 27일 불암산 둘레길의 직박구리 한쌍이 새끼를 보호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애초 등산로 바로 옆 2미터도 안 되는 곳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은 것이 화근이었던 것 같다. 사람을 홀려 둥지에서 멀리 끌어내 새끼를 지키려는 계산속이 눈물겹다. 사람이 둥지에 가까이 가면 요란한 울음소리로 사람과 새끼에게 경고와 경계 사인을 보낸다. 사람이 둥지에서 떨어지면 조금씩 더 먼 나뭇가지로 옮겨 앉기를 반복하며 유인한다. 하산 때는 둥지를 피해 옆길로 내려왔다. 새끼들의 귀여운 모습, 직박구리 부부의 '쇼'를 한번 더 보고 싶었지만 자식을 향한 부모의 타는 속을 짐작하기 때문이다. 다음 등산 때는 빠른 걸음으로 지나면서 둥지 상태를 흘끗 살펴만 볼 생각이다. 그 전에 새끼들이 다 자라 무사히 둥지를 떠나.. 더보기 봄 파종 완료! 봄 파종 완료! 2016년 4월 9일 이만하면 봄 농사 절반은 했다. 상추를 비롯해 여러 채소 모종을 심었고, 열무 상추 모듬채소 아욱 씨도 뿌렸다. 2년 전 밭둑에 심은 참취 당귀 방풍나물 돌나물 부추 산부추 달래도 잘 자라고 있다. 초봄에 캤다가 다시 자리를 잡아준 더덕과 도라지도 귀여운 싹을 내밀었다. 지난해 심었던 토종 민들레와 딸기는 꽃을 피웠다. 집에서 포트에 심고 남은 참취 부추 산부추 루꼴라 바질 도라지 씨앗은 밭에는 더 심을 공간이 없어 부추밭에 훌훌 던져버렸다. 수천개는 충분히 될 더덕 씨앗은 토양성분과 습도, 채광조건이 괜찮아 보이는 불암산 숲 여기저기에 뿌렸다. 이제 집 포트에 심은 씨앗들이 싹을 내면 옮겨 심고 수확만 하면 된다. 허리가 아프고 허벅지가 뻐근하지만 마음은 넉넉하고 .. 더보기 [불암산 참나무 분투기](6)6개월만에 다시 가본 분투 현장 [불암산 참나무 분투기](6)6개월만에 다시 가본 분투 현장 2015년 11월 1일 5월초 '불암산 참나무 분투기' 다섯번째 글을 쓴 뒤 거의 6개월만인 10월 31일 토요일 산불 현장에 가봤습니다. 3월 13일 한밤 불이 난 뒤 꽤 긴 시간이 지나서인지 겉으로 보기엔 참혹했던 흔적이 많이 지워졌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상흔은 아직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산불 후 수없이 싹을 틔웠던 도토리 중 상당수는 가뭄 탓인지 많이 죽었습니다. 살아남은 것들도 생각보다 성장 속도가 더뎠습니다. 곁가지가 하나씩 더 난 것 외에는 5월에 비해 가지의 굵기나 길이가 비슷했습니다. 땅 속 뿌리는 더 깊게 들어갔을 겁니다만. 윗가지가 말라버린 뒤 아랫 둥치에 비정상적으로 빽빽하게 솔잎을 낸 소나무의 안타까운 모습.. 더보기 가을을 담고 있는 7월의 풋과일 가을을 담고 있는 7월의 풋과일2015년 7월 4일 주말농장 텃밭의 작물들이 비실거릴 때는 환경의 제약을 받는 것 같지만 땡볕에도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는 걸 보면 결국 내재적인 힘이 환경을 극복하는 듯 합니다. 토마토와 오이가 과일이냐 아니냐는 논쟁은 떠나서... 7월의 따가운 햇살을 받아 익어가는 텃밭을 어슬렁거리다 주변의 사랑스런 과일들을 카메라에 담아 봤습니다. 복숭아입니다, 과육을 한바퀴 돌아나오는 홈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까실한 털도 어린 복숭아 티를 벗어났음을 알려줍니다. 탐스런 모습에 하나 따서 깨물어 보고 싶지만 아직은 씁쓸한 맛이 나겠지요. 풋과일을 먹었다가 배탈이 나지 않으면 다행이겠고요. 자두도 제법 틀을 갖췄습니다. 쳐다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가득 고입니다. 위 복숭아가 그렇듯 .. 더보기 자연인 父子의 불암산 비밀 산딸기밭 2015년 6월 15일 금요일 막내와 함께 불암산에 있는 산딸기밭을 찾았다. 우리 父子가 3년째 이맘 때가 되면 찾는 곳이다. 중계동에서 불암산을 오르다 보면 등산로 양편에 산딸기 나무가 많지만 이미 여러 사람의 손을 타 제대로 수확하기는 어렵다. 잘 익은 참딸기. 그러던 중 몇년 전 우연히 등산로 옆길로 빠졌다가 잘 익은 산딸기가 군락을 이룬 곳을 발견했다. '자연인 父子의 불암산 비밀 산딸기밭'이 생긴 과정이다. 지난해에는 해거름에 산딸기를 따러 갔다가 막내가 산모기에 물려 온 몸이 부풀어오르는 바람에 아내에서 혼이 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덜 익은 딸기를 채취해 술을 빚었다. 딸기술을 담그려면 먼저 잘 씻은 뒤 완전히 말려야 하는데 완전히 익은 딸기는 이 과정에서 물러터지기 쉽다. 덜 익은 딸기를 .. 더보기 [불암산 참나무 분투기](5)불사거목(不死巨木), 마침내 신록을 내뿜다 2015년 5월 4일 지난 3월 13일 불암산에 산불이 났으니 5월 4일은 날수로 53일째입니다. 대마불사(大馬不死)라더니 거목도 불사였습니다. 처음 산불 현장을 찾았을 때만 해도 의심스러웠던 큰 참나무들이 화재의 상처를 이겨내고 마침내 싱그러운 신록의 기운을 내뿜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 참나무들이 움을 틔운 건 2주쯤 전이었을 겁니다. 너무 높은 곳에서 벌어지는 움직임이라 포착하기 어려웠을 뿐이었죠. 지난 4일 찾은 현장에서 참나무들은 초록빛 싹을 활짝 틔운 채 그동안 안타깝게 지켜보던 관찰자를 안심시키더군요. 휴대폰으로 사진을 어떻게 찍을까 고민하다가 셀카 모드로 바꾼 뒤 방향을 바닥에서 하늘을 향하도록 했는데요. 결과는 성공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20여미터는 족히 되는 참나무의 산불 피해 영향과 .. 더보기 당현천 피라미 군무 2015년 5월 2일 종족 보존을 향한 유전자의 맹목적 상승 의지를, 조직과 개인의 생존을 위한 한 방향 정렬의 의미를, 심심풀이로 던져지는 과자 부스러기를 위한 고투의 준엄함과 비루함을 새기려면, 상계역 아래 당현천 최상류로 가시라. 가서, 한강에서 중랑천을 거쳐 여기까지 거슬러온 수백 피라미들의 군무를 보시라. #상계역 아래가 당현천의 최상류는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당현천 정비사업을 하면서, 중랑천에서 거슬러온 물줄기가 여기서 멈췄습니다. 수락산과 불암산 기슭에서 내려온 물이, 한강에서 인공적으로 끌어온 물과 합쳐지는 지점이 어딘지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사실상 여기를 당현천 최상류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아무튼 당현천의 발원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확인되면 다시 고치겠습니다. 더보기 [불암산 참나무 분투기](4)불탄 뿌리에서 나오는 새순 2015년 4월 25일 스포츠서울 홈페이지에 연재하던 [불암산 참나무 분투기]를 한 주 빼먹었더니 도토리와 참나무 소식을 묻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도토리만을 추적하다가 불에 탄 참나무 뿌리에서 새 가지가 나오는 걸 처음 봤습니다. 애초 [분투기]를 쓰면서 기획 의도가 바로 이것이었는데, 뜻밖에 도토리 싹을 발견하면서 방향이 변했지요. 일년 단위의 주간 관찰 기획의 최종적인 방향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번 글의 의미는 아주 각별합니다. 짧은 글이지만 굳이 4탄이라는 제목을 붙여 글을 갈음하는 이유입니다. 먼저 도토리 소식을 전합니다. 한마디로 잘 자라고 있고요. 지난 주말에는 특히 불에 탄 참나무와 진달래 뿌리에서 새 순이 나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반쯤 숯이 됐던 참나무 둥치에도 .. 더보기 [불암산 참나무 분투기](3)약동하는 생명의 아우성! 대박입니다 ♥세번째 이야기(2015년 4월 17일) 4월 들어서만 몇차례나 봄비 선물을 받은 불암산 산불 피해 지역이 생명의 약동에 휩싸여 있습니다. 몇주째 꼬박꼬박 동행해주는 아이의 말마따나 그야말로 '대박'입니다. 눈 앞에 펼쳐진 모습에 놀랍고 신기해 하기는 저나 아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이의 입에서는 "와~ 대박"이라는 말이 떠나지 않았고, 휴대폰 카메라 버튼은 누르는 저의 가슴도 쿵쾅거렸습니다. 지난 주 두번째 소식을 전하면서, 새 싹을 낸 도토리 하나를 발견하고 우리 부자가 얼마나 대견하고 반가워했는지 독자 여러분은 기억하실 겁니다. 이번 주, 그러니까 정확하게는 지난 주 금요일 찾은 산불 현장에는 이미 싹이 터 자란 참나무가 곳곳에 널려 있었는데 일주일 전에는 왜 못 봤는지 궁금합니다. 여러 사진 중 .. 더보기 [불암산 참나무 분투기](1)산불 잿더미 속에서 움튼 희망, 함께 하실래요? 2015년 4월 6일 지난 3월 13일 오후 10시 57분쯤 서울 노원구 중계동 불암산 중턱에 있는 학도암 부근 344m 지점의 5부 능선에서 불이 나 축구장 3개 크기인 임야 1만 5000㎡가 탔습니다. 불은 소방관과 경찰관, 구청 관계자, 군인 등 총 1600여명과 소방장비 65대가 동원된 끝에 3시간 18분만인 14일 오전 2시 15분께 일단 진화됐습니다. 14일 오후 잔불이 재발화돼 한때 연기가 솟았으나 곧 꺼졌습니다.스포츠서울은 이번 불로 피해를 입은 참나무를 중심으로 한 주변 식물의 변화과정을 '불암산 참나무 분투기'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을 통해 추적합니다. 글은 때로는 관찰자의 시각으로, 때로는 참나무의 관점으로 서술됩니다.글을 연재하는 동안 노원구에서 활동하는 환경단체인 '지구의 친구들',.. 더보기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