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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농장 텃밭 일기

모종상추 첫 수확, 고추 토마토 옥수수 모종내기

모종상추 첫 수확, 고추 토마토 옥수수 모종내기

5월 4일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일요일 막내와 주말농장 텃밭을 찾았습니다. 막내는 '전용 자전거'를, 저는 집앞에 있는 구청 자전거 대여소에서 하루 1000원짜리 '임시 자전거'를 빌렸습니다.


일주일만에 찾은 텃밭의 작물은 그새 더 자랐고, 색도 더 짙어졌습니다. 새로 난 작물도 몇 개 더 보입니다.

오늘 작업의 포인트는 고추와 방울토마토, 옥수수 모종심기이고요. 씨앗으로 뿌린 열무와 갖가지 상추 솎아내기, 그리고 모종 상추 첫 수확입니다.

 

열무밭에 심은 고추모종입니다. 일반 고추 25포기, 청양고추 4포기를 심었습니다.


고추모종을 열무밭에 심은 것은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고심의 결과입니다. 모종을 따로 심을 공간이 없기도 하거니와 얼마 안 있어 열무를 수확하면 그 자리가 텅 비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이 때 새로운 작물을 심기도 애매하고요. 그동안 경험을 종합해 보면 열무를 수확한 뒤 퇴비를 조금 더 뿌려주고 고추모종이 있는 곳에 흙을 북돋아주면 처음부터 모종을 따로 심었을 대와 큰 차이가 없더군요.

 

 

아욱밭에 방울토마토를 심은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방울토마토 모종 6포기를 사서 심었습니다.


회사 후배 말에 따르면 잘 익은 방울토마토를 시장에서 사서 먹다남은 놈을 통째로 땅에 심어도 싹이 난다고 하더군요. 모종을 사서 심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고 확실한 방법이겠지만 올해는 잘 익은 놈 몇개를 말려서 씨앗을 한번 받아볼까 생각 중입니다.

아욱은 일주일 사이에 부쩍 자랐습니다. 여린 순이지만 솎아서 아욱국을 끓여볼까 합니다.

 

 

오이 모종 6포기, 옥수수 4포기도 심었습니다. 초봄 씨앗을 뿌린 호박이 거의 대부분 나와서 공간이 좁기도 하고, 오이는 일주일에 두차례 이상 물을 주고 영양을 관리하지 않으면 몇개 달리지도 않고 그나마 달린 것도 제대로 크기 않더군요. 올해는 심지 않으려고 했지만 주말농장에 진열해 놓은 모종을 보니 금세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2주 전 막내가 학교에서 얻어온 옥수수 씨앗 4개 중 3개가 싹을 튀웠습니다. 이걸로 마감하려고 했지만 오이와 마찬가지 이유로 모종 4개를 더 심었습니다. 모종 하나당 2포기씩이니 실제로는 8포기를 더 심은 셈입니다. 씨앗을 뿌려서 난 3포기를 더하면 도합 11포기가 됐군요.

수수는 꾸준히 올라옵니다. 가운데 보이는, 옥수수보다 키가 작은 놈들입니다. 지난주에 밭 여기저기로 옮겨심었지만 빈 공간을 찾아내 더 옮겨 심었습니다. 옆에서 텃밭을 하시는 분께도 나눠드렸고요.

 

 

2주 전 10여개를 심은 돼지감자 싹도 대여섯개 새로 났습니다. 돼지감자는 줄기는 물론 뿌리가 차지하는 공간이 넓어 한여름이 되면 어떻게 관리를 해야할지 걱정입니다. 심을 때는 내심 '몇개가 나면 다행이겠다' 싶었는데 이렇게 막 올라오는 놈들을 파내서 버릴 수도 없고, 어떻게 하겠습니까. 우선은 두고 보다가 나중 일은 나중에 고민해야지요.

지난 주엔 몇 포기가 간신히 머리만 내밀었던 감자 싹도 거의 다 나왔습니다. 잎도 커졌고요. 감자싹이 무성해지면 소용없는 짓이 되고 말겠지만 적축면 상추 어린 걸 뽑아다 사이사이에 심어 봤습니다.

 

 

아시아얼룩이콩도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2주 정도 지나면 덩굴이 타고 올라갈 길을 만들어줘야겠지요.

 

 

텃밭을 만든 뒤 오늘 처음으로 수확을 한 모종상추 밭입니다. 적축면, 적치마 상추와 청상추, 적 치커리와 적겨자 청겨자까지 대형 비닐봉투가 한가득입니다. 정리를 했지만 여전히 땅이 잘 안 보입니다. 성장속도가 생각보다 매우 빠릅니다. 모종 사이로 뿌렸던 씨앗도 촘촘하게 나왔습니다. 파종상추는 원래 검붉은 색이어야 하지만 모종상추에 가려 햇볕을 제대로 못봐서인지 초록색에 가깝습니다.

무성하게 올라온 담배상추입니다. 아직까지는 청상추와 뭐가 다른지 구별이 잘 안 됩니다. 좀 더 자라야 왜 이름 앞에 '담배'라는 말이 붙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밭을 가득 채운 적축면 상추와 적치마 상추. 이제부터는 무서운 속도로 자라날 겁니다. 한웅큼씩 팍팍 뽑아냈지만 앞으로도 대여섯번은 더 솎아내야 밭 모양이 좀 볼만해지겠습니다.

 

 

쌉싸름한 맛이 일품인 붉은 로메인 상추. 그 뒤에도 무슨 이름이 붙었던데 계속 입 안에서만 맴돕니다. 제법 자랐지만 색이 한결같은 걸 보면 일반상추와는 좀 다른 종인 듯 한데요.

참취군락도 본격적으로 줄기를 세우고 있습니다. 금방 쇠겠지만 한 잎씩 수확해서 먹는 재미가 쏠쏠하겠습니다. 위로 보이는 놈은 곰취입니다. 왼쪽 반질거리는 놈은 피마자입니다. 인도가 원산지라고 하는데요. 곳곳에 씨를 뿌렸는데 거의 대부분 발아가 된 것을 보면 생명력이 참으로 대단한 것 같습니다.

 

 

텃밭에 다녀오는 길에 찍은 막내 아드님의 위엄. 밭 손질을 하고 물을 주고 있는데 빗줄기가 후두둑 떨어져서 귀가를 서둘렀습니다. 녀석이 표정을 연출한 사진이 몇 장 더 있는데 그 중 보시기에 무난한 걸로 골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