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한국대학축구연맹 회장 후보 "후배들, 큰 꿈을 꿔라"
2008년 10월 7일
“나를 통해 축구 후배들이 큰 꿈을 꾸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용수 세종대 교수(49)가 올해 말로 예정된 한국대학축구연맹 회장 선거 출마의사를 7일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의 목소리에는 한국축구 발전을 대한 분명한 소신이 담겨 있다.
자신의 대학연맹 회장 선거 출마가 내년 1월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한 그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은 영원한 명예회장으로 불러도 될 만큼 축구를 위해 큰 일들을 했다. 그러나 기득권 지키기에만 관심 있는 사람들이 정 회장의 이름을 팔면서 축구를 그릇된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것을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전후한 한국축구의 절정기에 1년 6개월 동안 기술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유연한 소통능력을 보여주며 월드컵 4강 신화 대업에 힘을 보태 젊은 축구인들과 축구협회 직원들, 뜻있는 축구팬들로부터 ‘한국축구계를 이끌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을 끌었다. KBS 축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차분하고 깊이 있는 분석으로 ‘마니아 시청자’를 확보한 ‘스타 축구인’이기도 하다.
-이 인터뷰를 공식 출마 선언으로 봐도 되나.
그렇다. 그동안 많이 고민했다. 축구인이 축구에 관한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내가 대학연맹 회장직을 잘 수행하는 것을 보고 축구를 한 후배들이 ‘나도 대한축구협회장은 물론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도 할 수 있다’는 큰 그림 속에 꿈을 키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대학축구연맹 회장도 차기 대한축구협회장을 뽑는 대의원 28명 중 하나다. 올해 말 물갈이될 시·도협회장 및 협회 산하 연맹 회장 중 하나인 대학연맹 회장직에 이 교수가 가장 먼저 도전장을 냈다. ‘야권’의 차기 협회장 후보인 허승표 한국축구연구소 이사장의 선거전략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점도 있다. 지금은 대학연맹 뿐만 아니라 한국축구 전체의 발전을 위해 뭔가 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축구가 잘 되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할 것이다.
-2002년 월드컵을 전후해 정몽준 현 회장과 함께 일했는데.
정 회장은 축구에 대한 열정, 축구협회 재정자립을 이룩한 행정력, 소외된 곳을 살피는 정치인으로서의 역량을 다 갖춘 분이다. 기술위원장직 제안을 받고 정 회장을 만나 프로 드래프트제 폐지, 지도자 및 연령별 선수 교육 시스템 개선을 건의했는데 즉각 수용했다. 정 회장은 축구발전에 대한 아이디어를 주면 본인이 판단해 성사시키는 분이다.
최근 한국축구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지만 정 회장은 영원한 명예 축구협회장으로 대접해야 한다. 16년간 고생하며 축구를 위해 큰 일을 했다.
문제는 아래 사람들이다. 이 분들은 축구가 잘 되는 쪽보다는 자신의 자리 보전에만 신경쓰는 것 같다. 정 회장은 임기가 끝나면 깨끗이 자리를 털 것으로 본다. 그러나 아래 사람들은 정 회장이 자신을 돕는다고 떠들며 패거리를 짓고 있다. 정 회장이 축구협회장 자리를 세습하거나, 섭정을 할 분인 것처럼 말하고 다니는 사람들은 정 회장을 위한 길이 진정으로 무엇인지 잘 생각해야 한다.
-대학연맹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
먼저 재정과 행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 프로축구에 선수를 공급하는 최상위 젖줄인 대학축구가 제대로 해 한국축구 전체에서 활동하는 선수와 지도자의 질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 현재 한 군데로 제한된 대학연맹의 스폰서의 문호를 넓혀 재정을 건실하게 만들겠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면 입학할 대학이 정해진 고교 3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포지션별 기술교육과 소양교육을 실시해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당선 가능성을 점친다면.
연맹 회장을 뽑는 대의원이 70명이다. 정관상 학교장(총장)이 대의원이지만 통상 대학 감독들이 위임장을 받아 투표를 했다. 변석화 현 회장이 다진 조직도 있다. 당선 가능성은 50% 정도로 본다. 선거 전까지 대학 지도자들을 두 번 정도씩은 일일이 만나 축구발전에 대한 의견을 듣고 내 생각을 밝히는 것이 목표다. 프로축구 2세대인 대학 지도자들은 젊고, 새로운 축구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다. 이들과 힘을 합치고 싶다.
류재규기자 jklyu@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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