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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독일월드컵

[아메리카 메신저](1)미국 소수민족 화합의 매개체 축구

미국 소수민족 화합의 매개체 축구

2006년 2월 4일


  국내는 물론 전 세하에 한국축구의 역동적인 힘을 과시한 2002년 한·일월드컵은 미국의 LA지역에서도 폭발적인 축구붐을 일으켰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입성한 3일(한국시각) LA 톰 브래들리 공항에 환영나온 현지 교민들은 이제 축구가 조기축구회라는 틀을 통해 교민사회의 친목을 도모하던 과거의 단순한 차원을 넘어 제대로 된 선수를 길러내는 수준으로 발전했다고 입을 모았다.

 

2005년 2월 11일 딕 아드보카트 감독과 함께 한 미국 출장. 금문교.


  100명 이상의 유소년 회원을 보유한 '레드스타사커클럽(단장 랜디 조)'를 비롯해 홍명코 대표팀 코치가 만든 홍명보 축구교실 등은 매주 주말 정기적인 훈련을 하는 한편 리그제를 도입해 연간 수십경기를 벌이는 형태로 발전했다. 특히 레드스타사커클럽은 지난 2003년과 2004년 국내에서 열린 유소년대회에도 참가하는 등 국내와의 교류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02년 당시 미주에서 월드컵대표팀 지원단장을 역임했다는 김익수 재미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이전에는 하나도 없던 유소년클럽팀이 월드컵 이후 LA지역에만 수백개로 늘어났다. 조기축구회는 수십개를 헤아린다"며 "특히 클럽을 통해서 성장한 선수 중 공격수인 김승현은 최근 캘리포니아주 고교 올스타에 선발돼 체육특기생으로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2002년 전에도 교민들 사이에서 조기축구회가 결성돼 나름대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우리 교민들이 주도하는 클럽들이 한인사회를 넘어 이 지역의 스페인계(히스페닉)와 그리스계 등 다른 공동체와 합치거나 연대하는 경향을 보이며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유소년 클럽이 활성화되면서 학부모들이 별도로 모임을 만들어 후원을 벌이면서 축구가 자연스럽게 동포 사회의 세대간의 거리를 좁히면서 구심점이 된 것은 물론 다른 이민자 코뮤니티간의 대화의 통로로 역할이 변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3일 대표팀의 LA입성 때 한복을 입고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꽃다발을 전해 준 화동 중 한 명은 유소년클럽에서 활동중인 히스패닉계였다. 현지 축구계 인사들은 축구가 소수민족 이민자 사회의 교량 노릇을 하면서 한인들이 지역의 중심세력으로 성장할 동력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와 믿음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는 12일로 예정된 현지 한인회 주최 대표팀 환영만찬은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LA지역 축구의 저력을 과시하는 하나의 장이기도 하다.


  LA지역의 한인축구의 움직임을 보면서 애국심에서 비롯된 스포츠가 다른 집단과의 융화와 화합으로 이어지는 축구만의 특성이 고스란히 나타난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