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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농장 텃밭 일기

봄 향기, 밥상에 오르다

2015년 4월 17일


4월 들어 이상저온 현상도 있었지만 몇차례 비가 오고 기온도 확 올라갔습니다. 지난 10일 공식 개장한 주말농장 텃밭에는 활기가 넘치고 도시농부들의 모습에서도 봄기운이 더해졌습니다.

저도 10일 텃밭을 마지막으로 다듬은 뒤 씨앗을 뿌리고 모종을 냈습니다. 초봄인 3월초 지금 자리로 밭을 옮긴 뒤 지난해 농사를 지었던 밭에 있던 다년생 식물들을 옮겼습니다. 한 달 가량이 지난 17일 이 다년생 식물이 모종을 낸 어떤 식물보다 성장 속도가 빨랐습니다.

지난 주 텃밭 배치도를 올리면서 약속한 대로 17일 텃밭의 실제 풍경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싱그런 줄기를 낸 더덕과 도라지 사진부터 올립니다. 줄기와 잎의 모양이나 크기로 보면 아래 사진의 더덕은 최소 3년이나 4년생 정도는 돼 보입니다. 초봄 뿌린 씨앗에서 발아된 것이 분명한 어린 새싹도 오른쪽에 보입니다.



이번에는 도라지입니다. 이것 역시 줄기의 굵기로 미뤄봤을 때 최소 3년 이상 된 것 같습니다. 보라색 줄기와 잎을 보는 느낌은 각별합니다. 오른쪽 위 연두색 잎은 2년생 정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소 빡빡하다 싶을 정도로 도라지 뿌리를 심었습니다. 아직 심은 숫자만큼 모두 나지는 않았지만 일주일 정도만 더 기다리면 이 곳은 그야말로 도라지밭이 될 겁니다.



당귀 취나물 부추 달래 삼채 신선초 돌나물 토종민들레 등 다년생 식물을 심은 부분입니다. 초록색이 완연합니다. 비탈진 밭둑을 사각으로 찍다보니 사진에서는 식물분포가 성기게 보이지만 실제 모양은 훨씬 촘촘합니다.



위 사진 왼쪽에 있는 식물부터 차례대로 가까이서 찍은 사진을 올립니다.


먼저 돌나물입니다. 일주일 정도 더 있으면 수확이 가능할 만큼 자랐습니다.



오른쪽 위에 보이는 부추입니다. 수확해도 될만큼 자랐지만 일주일만 더 기다려볼 참입니다.



다음은 그 아래 한줄로 심은 참취와 곰취입니다. 앞에 둥근 잎을 단 놈이 곰취이고, 뒤에 삼각형 모양으로 뾰족한 잎을 지닌 놈이 참취입니다.사진을 찍기 전 넓은 잎 여러 장을 따냈습니다.



그 아래 쪽의 당귀입니다. 역시 사진을 찍기 전 충분히 자란 잎을 수확했습니다.



가장 무성한 잎을 자랑하는 신선초입니다. 신선초는 쌈으로 먹기에는 너무 씁니다. 즙을 내 마실 정도로 잎이 더 자라고 양이 많아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수확할 생각입니다. 



올해 처음 심어본 삼채입니다. 한 포기당 1500원이니 비싼 편입니다. 텃밭 사장님께 인삼보다 사포닌이 몇 배 많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어떤 분들은 과장된 이야기라고도 하시네요. 어쨌든 키우는 재미, 먹는 재미는 있겠지요.



큰 아이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구입한 토종 민들레입니다. 포기당 1000원이랍니다. 총 7포기 중 민들레 꽃을 좋아하는 장모님을 위해 2포기는 집 베란다 화분에 심었고 나머지는 모두 밭으로 옮겼습니다.


사진처럼 꽃대가 뒤집어지지 않고 찰싹 달라붙은 것이 토종이라는 증표랍니다. 흰색 꽃을 피우는 것은 모두 토종이고요.

이미 꽃이 핀 뒤 졌고 홀씨까지 날립니다. 민들레는 번식력이 대단한 식물입니다. 이 홀씨들이 날려 순식간에 퍼지겠지요.



지난 주에 뿌린 씨앗 중 이미 싹을 내는 놈들이 있습니다. 열무입니다. 원래 이 자리는 고추 모종을 심기 위해 준비한 곳인데 고추 모종을 심기 전 열무 농사를 한차례 지을 수 있습니다.


땅 위에 까맣게 보이는 것은 커피 찌꺼기입니다. 집 화분에 뿌릴 때는 액체 발효액과 흙을 섞어 발효시켜야 합니다. 그러나 외부공간에서는 그 단계를 생략해도 될 듯 합니다. 예년에 경험해본 바에 따르면 땅에 곰팡이가 필 수도 있지만 식물의 식생에 문제가 생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지난 주 씨앗을 뿌린 아욱 싹도 귀여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발아가 늦은 들깨와 상추, 아시아얼룩콩의 싹을 보려면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할 듯 합니다.



모종들입니다. 모종은 상추 다섯 종류, 치커리, 적겨자 등으로 최소화했습니다. 이 놈들은 2주 정도가 지나면 수확할 수 있겠지요.


지난 주 예고했던 밭 전체의 전경입니다.


주말농장 사장님은 매년 봄 밭을 갈아엎는 로터리를 합니다. 다년생 작물을 키울 수 없게 되지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장 사장님께 로터리를 치지 않아도 되는 귀퉁이 밭 배정을 요청했습니다. 밭 모양이 직사각형이 아니라 삼각형에 가깝게 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뒤로 멀리 보이는 곳은 밭둑을 개간한 곳입니다. 비스듬한 언덕을 정리해 다년생 작물을 심었습니다.


뒤 왼쪽 푸른빛이 강한 곳에 당귀 취나물 등을 배치했고요. 그 앞은 토마토를 심을 곳입니다. 뒤 오른쪽 시설물이 설치돼 있는 곳에는 더덕 도라지 마 등을 심었습니다. 지줏대 앞에는 오이 모종 자리입니다.


가운데 빈 것처럼 보이는 공간에는 갖가지 씨앗을 뿌려뒀습니다. 고추 모종이 자리잡을 공간이지요.

농장 사장님은 이번 주말 토마토와 오이 모종이, 5월 초에 고추 모종이 들어온다고 하십니다. 세가지 모종까지 심으면 첫 작물 심기는 끝입니다. 그 후엔 채소를 수확해 맛있게 먹어주는 일만 남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첫 수확물인 참취와 곰취, 당귀 잎입니다. 이 놈들을 올려놓으니 밥상에 봄 내음이 가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