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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농장 텃밭 일기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
2014년 6월 5일

오늘은 자신에는 제 밭의 것과 남의 밭에서 난 것이 섞였습니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방울토마토꽃과 호박꽃은 제 옆 밭에 있던 것이고요. 개똥쑥은 제 밭에 있는 것입니다. 한창 밭을 정리하고 있는데 친구들의 카톡이 쇄도했습니다. 밭의 꽃을 좀 찍어서 올려보라는 재촉에 이 사진들을 올렸지요. 제 밭에 있는 것이라면서요. 제 밭의 토마토와 호박은 힘차게 자라고 있지만 토마토 꽃은 쪼금, 호박은 아직 꽃이 필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얼떨결에 내 거라고 해서 미안하다, 친구들아!

어쨌든 먼저 옆밭의 방울토마토꽃. 줄기와 가지가 아주 실하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잔가치 쳐주기가 제대로 되지도 않았는데 이 정도인 걸 보면 아마도 거름을 잔뜩 한 모양입니다. 부럽습니다.



이번엔 역시 옆밭의 호박꽃입니다. 호박꽃, 이미 달린 호박, 가지와 잎에서 강한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역시 부럽습니다.



이번에는 개똥쑥입니다. 제밭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자면 이것 역시 다른 곳에서 이식해 심은 것입니다. 지난 번 텃밭 안주인께서 쇠비름이 가득한 묵은 밭을 일러주셨다는 이야기를 했었지요. 그 밭 옆에는 지난해 심었던 개똥숙에서 떨어진 씨앗이 자연스럽게 발아가 돼 나오는 모종이 무척 많았습니다. 그 중 한 웅큼을 뽑아와 심었는데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말이 난 김에 개똥쑥의 효능에 대해. 개똥쑥이 뭔가 했더니 제가 어릴 적 고향 동네 어른들이 '인정쑥'이라고 부르던 바로 그것이더군요. 한자로는 '인진애'라고 하고요. 어쨌든 어른들은 이 개똥쑥을 한 짐씩 베어와서 말린 뒤 적당한 크기로 썩어 가마솥에 넣고 끓여 그 달인 물을 마셨지요. 황달 등 간장질환에 효능이 좋다면서요.

그런 개똥쑥이 쑥보다 항암효과가 수십배 더 강하다고 알려지면서 주말농장에서도 키우는 사람이 많아졌지요. 저도 그 대열에 합류했고요. 사진에 보이는 개똥쑥이 너무 촘촘하게 심어진 것 같아 며칠 뒤 솎아내 밭둑 곳곳에 옮겨심었고 때마침 내린 비 덕에 잘 자라고 있다는 사실, 적어둡니다.

이거 쭉 적다 보니 내가 왜 이런 두서없는 글을 쓰고 있는 거야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맞습니다. 두서없습니다. 아마 사진은 찍었고, 갈무리를 해둬야할 것 같고, 뭐 그래서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의 결론. '남의 밭의 식물이 더 크고 좋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