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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한담(無愁閑談)

정선 그림 속 남산 해돋이 2016년 8월 14일 겸재 정선의 '경교명승첩' 중 '목멱조돈(간송미술관 소장).' 경교명승첩은 서울 인근의 빼어난 풍경을 그린 화첩. 목멱조돈은 목멱(남산)의 해돋이. 양천현아 터 궁산, 오늘날 강서구 가양동 겸재정선기념관 부근에서 바라본 것으로 추정되는 남산의 일출. 북악산과 인왕산 쪽에서만 남산을 바라보고 살았던 겸재가 양천현감으로 부임한 뒤 남산의 두 봉우리가 뒤바뀌는 현상을 보고 친구 사천 병연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렸고 사천은 그림에 맞는 시를 지어 함께 붙였다. 새벽빛 한강에 떠오르니 曙色浮江漢 (서색부강한) 산봉우리들 낚싯배에 가리고 觚稜隱釣參 (고릉은조삼) 아침마다 나와서 우뚝 앉으면 朝朝轉危坐 (조조전위좌) 첫 햇살 남산에서 오르네 初日上終南 (초일상종남) 시화의 창작 시기는 1741년.. 더보기
맏딸 졸업식 5남매 총출동! 2016년 8월 12일 맏딸 졸업식에 5남매 총출동. 후기졸업을 하는 것도 아빠를 닮았구나. 입학부터 졸업까지 5년 6개월. 정말 애썼다. 초중고대학 재학생에 대졸자까지 생겼으니 누구 말마따나 종합선물세트가 됐구나. 맏딸의 새로운 길이 부디 의미로 충만하고 순탄하길... 더보기
이열치열 화성 트래킹! 2016년 8월 6일 좋은 사람들과 이열치열(以熱治熱) 수원 화성 트래킹. 용감한 사람들과 함께 하니 염천(炎天)도 꽁무니를 빼는구나. 처음엔 더위 때문에 걱정했으나 평지보다 다소 높은 성곽길에는 바람이 불어 의외로 선선했다. 이번엔 정문이자 북문인 장안문에서 시작해 동쪽으로 돌아 팔달문에 이르는 코스를 따랐다. 가을에는 서쪽의 산을 거쳐 팔달문에 이르는 코스를 택하기로 했다. 배종신 전 문화체육부 차관, 이의수 이화그룹 회장, 박승하 아주대 실장, 정영재 중앙일보 선임기자와 함께 했다. 이 회장과 M버스를 타고 강남에 도착해 한낮에 맥주로 입가심을 했는데, 마실 때는 좋았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그야말로 땀범벅에 죽을 지경이었다. 무슨 일이든 즐거운 때는 순간이고 후유증은 크고 긴 법이다. 더보기
사마천 '사기' 완독 도전! 2016년 7월 28일 로마사 3부작 '임페리움-루스트룸-딕타토르' 이후 역사에 대한 갈증이 새로 생긴다. 위 책들은 키케로의 삶과 죽음을 통해 로마의 역사와, 그 속에서 고뇌하고 분투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대작소설이다. 간략한 서평을 쓸까 하다가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닌 듯해 다음으로 미룬다. 무더위 속에서 위 책을 완독한 뒤 며칠간 손이 허전했는데 문득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가 보고 싶어졌다. 사마천(BC 135~BC 86 추정)의 생몰연대는 공교롭게도 키케로(BC 106~BC 43)의 그것과 비슷하다. 사마천의 집안은 대대로 천문과 역법을 관장하던 중하급 관리인 태사령을 맡았다. 사기 술작(述作)은, 아버지 사마담(司馬談)으로부터 이어지는 가업의 완성이자, 공자의 '춘추(春秋)' 편찬.. 더보기
사옹베리 방문, 최고의 블루베리 농장이 되길... 2016년 7월 11일 경기도 양주에 있는 김덕기 선배의 블루베리 농장 '사옹베리' 탐방. 푹푹 찌는 한여름에도 밭일을 하던 선배와 마당에서 만나 반가운 인사를 나눈 뒤 에어컨 빵빵한 거실에서 땀을 식혔다. 국내외 스포츠 현장을 누빈 베테랑 체육전문기자의 포스를 보여주는 AD카드와 기념배지, 선배의 호를 딴 서재 '사옹재'를 둘러보는 사이 사모님이 준비한 특제 비빔밥을 뚝딱 한그릇. 농장에서 채취한 비름나물을 중심으로 각종 나물과 쇠고기를 넣고 블루베리를 듬뿍. 그리고 미역 냉국을 곁들였다. 고추장 투하 직전 인증샷이다. 본격적인 농장 탐방. 묘목 정식과 이식법, 퇴비 만들기와 뿌리기, 잡초 제거용 주문제작 호미 사용법 시범, 급수요령 등에 대한 설명을 실물을 앞에 두고 들었다. 잘 익은 블루베리와 블랙.. 더보기
아! 키케로, 그리고 로마공화국-해리스 3부작 완독! 2016년 7월 25일 7월 1일 서울-경기 동북부에 내려진 호우경보를 뚫고, 로버트 해리스의 장편소설 로마사 트릴로지의 피날레 '딕타토르' 도착! 존경하는 '버녁기계 겸 버녁재벌'이자 '상(차리는)남자'이며 동료 '농사꾼'인 역자의 친필사인까지 마주 대하니 책의 가치가 100배는 더해진 듯 하다. '시오노 나나미는 가라!'라는 카피에서 출판사의 자신감이 느껴진다. 순서가 바뀌었지만 이 책부터 열심히 읽고 장마가 끝나기 전에 '임페리움'과 '루스트룸'도 독파한 뒤 3부작 역자 사인도 완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7월 19일 택배를 받아 로버트 해리스의 로마사 3부작이 마침내 완전체가 됐다. 세번째 책 '딕타토르'를 먼저 구해 읽은 뒤 1권 '임페리움'과 2권 '루스트룸'을 사려고 대형서점들을 뒤졌.. 더보기
직박구리야! 어디로 갔니? 2016년 6월 27일 불암산 둘레길의 직박구리 한쌍이 새끼를 보호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애초 등산로 바로 옆 2미터도 안 되는 곳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은 것이 화근이었던 것 같다. 사람을 홀려 둥지에서 멀리 끌어내 새끼를 지키려는 계산속이 눈물겹다. 사람이 둥지에 가까이 가면 요란한 울음소리로 사람과 새끼에게 경고와 경계 사인을 보낸다. 사람이 둥지에서 떨어지면 조금씩 더 먼 나뭇가지로 옮겨 앉기를 반복하며 유인한다. 하산 때는 둥지를 피해 옆길로 내려왔다. 새끼들의 귀여운 모습, 직박구리 부부의 '쇼'를 한번 더 보고 싶었지만 자식을 향한 부모의 타는 속을 짐작하기 때문이다. 다음 등산 때는 빠른 걸음으로 지나면서 둥지 상태를 흘끗 살펴만 볼 생각이다. 그 전에 새끼들이 다 자라 무사히 둥지를 떠나.. 더보기
김연아 아이스쇼, 이런 호사가... 2016년 6월 6일 참 비싸게도 노신다. 엄마가 사진 함 찍자고 그렇게 조르는데도 요리조리 빼더니 결국 이런 표정으로 잡혔다. 역시 귀하신 분 김연아, 관중석에서 보니 여신의 포스가 제대로다. 현장에서 보니 김연아를 포함한 선수에게는 예술적 감각과 연기력도 필수인 듯 하다. 피겨 쇼가 대중에게 어필하는 것도 이 때문인 것 같다. 운동 뿐 아니라 인생만사에는 사리를 꿰뚫는 지혜와 승부근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더보기
서울시 청소년 의회교실 서울시 청소년 의회교실 2016년 5월 25일 제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아이도 정치의 계절을 맞았습니다. 막내가 학교의 배려로 어제 세종로 서울시의회를 방문해 청소년 의회교실을 마쳤습니다. 애 엄마가 이른 아침 아이를 데리고 서울시의회에 가서 점심시간 포함 7시간짜리 프로그램을 소화했답니다. 의장석에서 의사봉도 두드려 보고 '왕따 방지법' 제정을 둔 찬반토론도 벌였답니다. 아이는 반대 취지 의견을 펴고 투표도 그렇게 했다는데요. 이유를 물어보니 사전에 역할이 정해져 있었다고 하네요. 아이가 어떤 삶을 살지는 모르지만 이 일이 의미있는 경험이 되기 바랍니다. 초등학교 과정 수업은 모두 토론식으로, 그리고 실습 중심으로 진행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더보기
응답하라 1983! 하숙집의 추억 응답하라 1983! 하숙집의 추억 2016년 5월 21일 30년도 더 된 옛날 신림동 녹두거리 꼭대기쯤에 한 하숙집이 있었다. 하숙집 안주인은 서른을 갓 넘긴 '새댁'이었다. 안주인보다 다섯살 위였던 바깥주인은 일찍 직장생활을 접고 충무로 인근에서 인쇄소를 운영했다. 부산의 한 고등학교 1기 졸업생이 길을 터고 후배들이 줄줄이 모이면서 이 하숙집은 동창의 아지트가 됐다. 하숙생 여부와 상관없이 동창 상당수는 이 집에서 툭하면 밥 한끼, 하룻밤 신세를 졌다. 바깥주인은 하숙생들의 형이자 바둑 친구이며 술 친구였고, 안주인은 누나이자 고스톱 친구였다. 자연히 부부는 동창의 계보, 가정형편, 연애사, 학생운동 경력도 꿰고 있었다. 동창 중 일부는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결혼 전까지는 하숙을 계속했다. 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