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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트존-칼럼

(165)스포츠스타 정치러시(1)이만기 이에리사 출마에서 박찬호 장미란 입문설까지

(165)스포츠스타 정치러시(1)이만기 이에리사 출마에서 박찬호 장미란 입문설까지

2016년 1월 4일


[스포츠서울 류재규 기자]국회의원 총선거의 해가 밝았다. 오는 4월 13일 치러지는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는 집권당인 새누리당의 세대교체 바람,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신당 등 야당세의 분열, 통합진보당의 해산으로 진보진영의 대세가 된 정의당의 새 움직임 등으로 한층 복잡한 양상을 띌 전망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특히 스포츠 스타 출신 정치 지망생들의 바람도 거세 주목을 끈다.


민속씨름 초대 천하장사 출신 이만기(53) 인제대 교수가 새누리당 김해을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본격적인 득표 활동에 돌입했다. 탁구선수 출신으로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활동해온 이에리사 의원(62)은 대전 중구를 지역구로 해 재선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반면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40)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22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스포츠서울은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엘리트 체육선수 출신의 정치권 진입 상황, 초창기 정치권을 노크했던 체육인의 실패 원인, 체육인이 정치인으로 성공하기 위한 비전과 전제 조건 등을 신년 특집기획으로 살펴봤다.


◇3전4기에 도전하는 천하장사 출신 이만기 교수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도전하는 체육인 중 단연 눈길을 끄는 사람은 이만기 인제대 교수다. 이 교수는 지난달 21일 김해시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서민의 뜻을 받들어 공정한 사회, 반듯한 김해를 만들겠다"며 '깨끗한 정치, 지역경제 활성화, 역사문화도시 김해, 주거와 산업단지 정비, 안정과 교육이 강한 김해'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교수는 현역 시절 천하장사 10회, 한라장사 7회, 백두장사 19회 등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쓴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자 방송인으로 대중적 인지도와 친근감을 자랑한다. 김태호 최고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새누리당 김해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교수는 25년간 인제대 교수로 지역기반도 다져왔다.


이 교수에게 이번은 네번째 선출직 공직 도전이다. 2000년 16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마산합포 공천을 받았지만 총선 직전 번복되는 아픔을 겪었고,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같은 지역구에서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았지만 여의도 입성에 실패했다. 지난 해에는 새누리당 소속으로 김해시장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당선까지 험난한 과정이 남았다. 당내 경선의 벽을 넘는다 해도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이라는 만만찮은 경쟁자를 본선에서 상대해야 한다.


◇대전에서 재선 노리는 '진(眞)박' 이에리사 의원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출발한 이에리사 의원은 이번에는 지역구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이 의원은 1973년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정현숙과 함께 '사라예보의 기적'으로 불린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 한국 구기종목 사상 첫 메이저 국제대회 우승을 일군 주인공이다.



용인대 교수, 여자탁구국가대표팀 감독, 태릉선수촌장을 거치는 등 다양한 경력을 쌓는 동안 '첫 여성'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살았다. 지난 2013년 2월 23일 제38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현역 의원 신분으로 출마해 25표를 얻었으나 김정행 현 회장에게 3표 뒤져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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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운영위, 행정안전위원회 등 여러 상임위를 두루 거쳤다.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을 통해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는 체육계 인사로 손꼽힌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 중인 강도높은 체육 개혁의 상당 부분이 그의 머리와 손을 거쳤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체육인복지법을 발의하고 국립체육박물관 건립을 추진해 내년 예산 20억원을 확보해 박물관 건립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대전 중구의 경쟁후보들이 '낙하산'이라고 비판하지만 대흥초등학교 졸업생이라는 지역연고를 강조하고 있다. 예산결산특별위원으로 중구에 많은 예산을 확보했다는 점을 내세워 지역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5전6기에 나선 원년 한국시리즈 MVP 김유동 이사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OB(현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역인 김유동(62) 일구회 이사는 인천 계양갑의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1996년 15대 총선 당시 인천 부평을 지역구에 자유민주연합 소속으로 출마한 김 이사는 2000년 16대(부평을), 2004년 17대(부평을, 이상 자민련), 2008년 18대(계양갑, 자유선진당) 총선에 연거푸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소속으로 계양갑 공천을 신청했으나 조갑진 후보에게 공천권을 내준 뒤 조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왔다.


김 이사가 이번에도 선택한 계양갑은 현역인 신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입법 로비' 혐의로 지난달 22일 1심에서 유죄 판결(징역 2년6개월)을 받으면서 불출마 선언을 한 지역구다.


김 이사는 프로야구 출범 첫 해인 1982년 삼성과 한국시리즈 6차전 9회 이선희를 상대로 만루홈런을 날리며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이후 정치에 입문해 1996년 15대 총선 이후 끊임없이 금배지에 도전했다. 새누리당 대선캠프 중앙생활체육본부 수석부본부장을 지냈고 지난해 11월 우리금융지주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 사외이사에 취임했다. '지난 26년 동안 고대해온 지역 유권자의 선택을 이번엔 기필코 받겠다'는 김 이사가 꿈을 이루면 이번 총선 최대의 화제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3선의원 꿈꾸는 '무학여고 농구팀 14번' 김영주 의원


농구선수 출신인 김영주(61)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영등포갑,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3선에 도전한다. 전문 체육인 출신으로 금융.경제정책 전문가로 성장한 김 의원은 무학여중 시절 농구선수 생활을 시작해 무학여고로 진학한 뒤 14번 포워드로 뛰면서 여러차례 전국대회 우승을 이끈 스타였다. 졸업 후 실업팀 신탁은행에서 선수로 활동했다.



'무학여고 농구선수 출신'이라는 경력을 강조하고, 홈페이지에 선수 시절 사진을 걸 정도로 선수 경력을 자신의 정체성의 일부로 강조한다. 체육인의 근성과 긍정적 마인드가 오늘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자랑한다. 은퇴 후 은행원으로 생활하다 차별받는 여성 행원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노동조합 활동에 투신했다. 여성 최초의 전국금융노련 상임부위원장을 맡아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담은 남녀고용평등법 제정에 기여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소속 비례대표로 처음 여의도에 발을 디뎠다. 2008년 영등포갑 지역구에서 18대 총선에 출마해 낙선한 뒤 2012년 19대 총선에서 같은 지역구에서 도전해 국회에 재입성했다. 통합민주당 사무총장, 국회 정무위 간사를 거쳐 환경노동위원장을 맡는 등 야당과 국회에서 입지를 굳혔다. 이번 20대 총선에서도 영등포갑 지역구에 출사표를 낸 김 의원은 KBS 기자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지낸 새누리당의 박선규 후보와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 장미란까지, 끊이지 않는 스포츠 스타의 정치 입문설


한국 야구와 역도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박찬호(43)와 장미란(33)의 정치 입문설도 뜨겁다. 한국인 첫 미국 메이저리거이자 한국, 미국, 일본 프로야구 무대를 누빈 최초의 한국 선수인 박찬호가 20대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주장이 흘러 다닌다.



박찬호의 정치 입문설은 최근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후 서울대병원 빈소를 방문하면서 증폭됐다. 박찬호 본인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이번 총선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한 고향 공주에서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런 이야기에 대해 박찬호 본인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장미란이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내정됐다는 이야기도 새어나왔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 광복70주년기념사업회 위원을 지내고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에 도전하는 등 은퇴 후 활동반경을 넓히는 과정에서 나온 소문이었다.



이에 대해 장미란은 지난해 10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금시초문이다. 제안이 와도 장미란재단 이사장 등 현재 하고 있는 체육 관련 일에 집중하겠다"며 부인했지만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두고볼 일이다.

전문 체육인 출신은 아니지만 7선의원이자 체육계의 거물인 정몽준(65)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도 이번 총선에서 주목대상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유치과 성공적인 개최로 대통령 후보까지 됐으나 노무현 전 대통령과 후보단일화 약속을 깬 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 여당 후보로 출마해 고배를 마셨던 그는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 도전했으나 FIFA 윤리위원회의 징계로 꿈을 접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당 중진들이 격전지에 출마해 달라는 '험지 차출론'을 제기하는 등 변수가 있지만 이번 총선을 통해 어떤 형태로든 정치적 재기를 이뤄야할 상황이다.

체육전문기자 출신인 박영문(60) 전 KBS 미디어 사장도 고향인 경북 상주에서 새누리당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왕성하게 표밭을 다지고 있다.


박 후보는 30여년간 KBS에서 체육전문기자로 활동하면서 월드컵, 올림픽 등 대형 국제 이벤트를 현장에서 취재하고 방송단장을 맡는 등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KBS 대구방송 총국 대표를 지내는 등 지역 기반도 충분히 쌓았다. 체육기자 시절부터 스포츠계의 마당발로 불린 박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면 체육계의 각종 현안 해결과 입법 활동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상주의 지역구 조정을 포함한 선거구 획정, 새누리당 소속으로 이미 출사표를 던진 세 명의 예비후보간 조정을 통해 후보를 단일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jkly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