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새싹, 된서리 맞을라
2015년 10월 19일
철을 지나 싹을 낸 식물을 보는 마음은 애잔하다.
꽃은 피우지만 결실에는 이르지 못하고 얼어버릴 것이다.
초봄 너무 일찍 싹을 내 동해를 입는 작물을 볼 때의 안타까움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올 가을 뒤늦게 싹을 낸 토마토 가지 옥수수 분꽃이 눈에 들어왔다.
모든 생명이나 일에는 반드시 생겨난 연유와 곡절이 있다고 한다.
뒤늦게라도 사람에게 새싹과 꽃을 보는 반가움을 주려고 했던 걸까.덧없이 사라지더라도 내년 봄 피어날 분신들에게 거름이라도 되려 했을까.
주체할 수 없이 꿈틀거리며 터져나오는 생명력 그 자체 때문이었을까.
뭘 어찌 해볼 도리가 없는 사람은 속절없이 사진으로만 흔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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